BMW의 카쉐어링 서비스 ‘ReachNow’로 다운타운 포틀랜드를 돌아다니다
속된 말로 요즘 자동차 쪽이 꽤 ‘핫'(Hot)하다. 다양한 무인 자동차 기술을 바탕으로 많은 제조사들이 앞다투어 신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팅하고 있어서다. 우버도 피츠버그에서 무인 자동차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다. 차를 구입해야 하는 이유를 줄이려는 노력도 줄어들이 않고 있는 점이다. 내가 지내는 도시 ‘포틀랜드’는 다른 미국의 큰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는 편인데도 차 없이 생활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라 대안을 찾아야 한다. 차를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려면 자전거 또는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긴 하다. 그런데 최근 포틀랜드에서 가장 보편화된 car2go 서비스에 이어 BMW도 ReachNow라는 이름의 카쉐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시애틀에서 첫 선을 보인 후 9월 19일부터 포틀랜드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ReachNow는 직접적으로 car2go와 경쟁하는데 정책은 무척 비슷하다. 현재 프로모션 기간이라 초기 가입비인 39달러는 안 내도 되고 1분당 41센트, 차를 주차 후 유지하게 되면 1분당 30센트가 부과된다. 운전과 주차 시간에 상관없이 각 시간당 요금은 제한되어서 요금이 과하게 부가되지 않는다. 거기에 카쉐어링의 가장 큰 장점인 차를 일반 도로에서 픽업 후 운전 후 주택가나 시에서 운영하는 주찻길에 주차 후 운행을 끝낼 수 있다. 즉, 차를 픽업한 장소나 특정한 장소로 다시 돌려놓을 필요가 없다. 요금에 기름도 포함되어 있고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차에 기름을 넣기 때문에 이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다른 장점은 작도 한정적인 스마트카를 이용하는 car2go에 비교해 ReachNow는 다양한 BMW 차량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현재 포틀랜드 시내에 많은 미니쿠퍼가 주차되어 있고 최근 3 시리즈 차도 몇 개 들어왔으며 나중에는 시애틀처럼 i3 기종도 들어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같은 요금에 비교하면 좀 더 좋은 차량을 이용하고 싶은 게 당연한 욕심. ReachNow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이다.
오늘 잠깐 포틀랜드 시내에 나갈 일이 있었는데 친구가 운전을 한 후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때다 싶어 미리 가입해놓은 계정으로 ReachNow 앱을 실행했다. 회원가입은 미국 운전면허증이 필요하고 얼굴 사진을 찍어 추가 정보를 입력한다. 차 이용할 때 사용한 핀 넘버를 설정하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생각보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가 끝난다. 생각보다 내 위치에서 무척 가까운 곳에 미니쿠퍼가 대기하고 있어 바로 예약 후 위치로 이동했다. 예약된 미니쿠퍼의 정보와 위치가 지도에 보이고 경로와 차 시그널, 데미지 리포트와 차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내가 운행할 미니쿠퍼를 발견했다. 최신 4도어 미니쿠퍼 클럽맨으로 내가 한 번도 몰아본 적이 없는 차다. 겉에는 라벨이 붙어있어 한 눈에 들어온다. 근처에 다가가면 앱에서 차 겉면에 상처가 있는지 먼저 확인시킨다. 다행히 내가 운행할 차는 상처가 없어서 다음 단계로 이동했다.
차 잠금 해제를 누르면 팝업과 함께 차가 언락되었다는 메세지가 뜬다. 2분동안 유지되고 그 안에 문을 열지 않으면 자동으로 다시 잠기고 리셋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안의 화면을 보고 놀랬다. 이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웨어가 차 안에 설치되어 있다는 게 분명했다. 내 이름과 회원가입 때 설정한 핀 넘버를 입력하라는 화면이 먼저 나를 반긴다.
그 다음 화면엔 핀 넘버를 입력하는 창이 뜨고 내가 설정한 핀 넘버를 입력하면 차를 시동해도 된다는 창이 뜬다. 그 전에 메뉴얼도 제공해 처음 접하는 차라면 먼저 훑어보고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배려한 모습이 보인다. 시동을 켜면 바로 운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 내 목표는 친구를 다시 만나기 전 내가 좋아하는 찻집에 가서 잠깐 차를 마시는 것이다. 내 아이폰으로 구글맵을 이용해 경로를 찾을 수 있었지만 이번엔 미니쿠퍼 안에 내장된 네비게이션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네비게이션에서 상호를 음성 입력할 수는 없어서 구글맵으로 주소를 찾고 그 주소를 음성 명령으로 입력해야 했지만 시간이 조금 걸린 점 빼고는 수월하게 진행했다.
원하는 장소에 도착했다. 차 시동을 끈 후 차를 주차시킬지 아님 운행을 끝낼지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다시 친구쪽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 사이에 누가 이 차를 가져갈까봐 걱정되어 주차를 선택했다. 화면에 주차 요금이 부과될 거라는 내용을 확인한 후 차에서 내렸다. 주차 후 앱으로 차 문을 잠그고 약 한 시간정도 찻집에서 차를 즐겼다. 친구가 부른다. 다시 내 짐을 챙기고 주차된 차로 가서 앱으로 문을 연다. 주차 요금이 부과되고 있던 상태여서 바로 시동을 키고 운행할 수 있었다.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로 바로 이동한다.
약속한 장소 근처에 도착했다. 주변에 빈 스트리트 주차 구역을 찾아 차를 주차하고 운행을 끝냈다. 다행히 주차 요금은 내지 않아도 된다. 정해진 구역 안에서는 도시에서 운영하는 주차 구역은 요금을 내지 않아도 운행을 끝낼 수 있다. 구애받지 않고 돌아다니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것 같다.
프로모션 기간이라 돈을 안 내도 됐다. 그래도 살펴보면 운행한 시간이 약 30분, 그리고 주차한 시간이 58분, 거기에 세금까지 포함해 약 30불이 나왔다. 만약 주차를 하지않고 요금을 바로 끝냈다면 더 저렴했을 것이다.
나는 항상 운전을 하고 다니기 때문에 카쉐어링 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굳이 내 차가 아닌 차를 몰고 다닐 이유도 없거니와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를 소유하지 않고 주차가 허용되는 구역 안에서 지내는 사람이라면 굳이 차를 사지 않고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만한 매리트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택시 서비스인 우버나 리프트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주차 후 여행을 끝낼 수 있고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차를 찾아 픽업할 수도 있다. 장거리 여행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도시 안에서 움직이는 거라면 대중교통, 자전거와 함께 고려할만한 아주 훌륭한 서비스임이 틀림없다.
나는 한번 더 이 서비스를 써볼 생각이다. 다음 차도 생각했다. BMW 3 시리즈다. 키 190cm인 나에게 미니쿠퍼는 너무나 작은 차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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