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생태계를 한국에 가져오는 데 스마트폰은 없다?
‘샤오미 생태계가 한국에서 싹틀 수 있을까?’ 중국 IT 기업 샤오미와 공식 총판 계약을 체결한 국내 유통업체 (주)코마트레이드가 31일 행사를 열고 주요 제품과 향후 유통 전략 등을 설명했지만, 기자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이 질문이 맴돌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런저런 가전 제품을 수입하지만, 샤오미의 핵심 제품은 모두 빠진 탓이다.
이번 행사에서 코마트레이드는 나인봇, 공기청정기, 미밴드 등 종전에 유통하던 주요제품과 함께 샤오미의 프리미엄 커브드 TV와 정수기 등을 선보였다. 코마트레이드 이준석 대표는 이번 행사에 “국내 샤오미 제품을 알리려고 노력한 결실이 총판 계약으로 이어졌다”며, “가품과 병행수입으로 혼란한 시장 상황을 정리하고 소비자가 가장 빠르고, 싸고, 안전하게 샤오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샤오미 총판의 존재 의미를 강조했다.
샤오미와 공식 총판 계약을 맺은 코마트레이드와 난징 요우미(Nanjing YouMi)를 통해 5월 1일부터 들어오는 제품은 모두 현지화를 거쳐 마무리 된 제품으로 들어온다. 기존 소비자가 불편을 호소하던 전원 코드도 한국의 220V 방식으로 적용되고, 사용 설명서도 한국어로 번역된다. 중문 혹은 영문으로 된 샤오미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한글화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하지만 누가 한글화를 할 것이며 한글 버전을 내놓게 될 정확한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현재 샤오미 보조배터리 제품과 미밴드 1S 펄스, 나인봇 미니, 미에어2, 이라이트(Yeelight), 블루투스 스피커와 체중계는 코마트레이드가 정식 판매하고 있다. 보조배터리 10,000mAh 신형 제품은 5월, 미 워터(Mi Water) 정수기는 각각 5월과 4월 출시 예정이다. 지난 29일 첫 선을 보인 샤오미의 밥솥 미자(Mi家)도 조만간 국내 제품 인증 과정을 거쳐 4월 말에서 5월 초 출시 예정이다.
행사의 상당수는 이미 출시한 제품의 간단한 소개와 시연 과정으로 이뤄졌다. ‘샤오미 게이트’가 있었던 샤오미의 공기청정기 미 에어2(Mi Air 2)에서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검토한 검사결과를 강조하고 직접 기능을 시연함으로써 제품에 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밀도를 설정해 주문할 수 있는 라텍스 제품이나 심박수를 측정하는 미밴드 1S 펄스, 퍼스널 모빌리티인 나인봇 미니 등이 선보이고 시연 과정을 거쳤다.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제품은 샤오미의 TV 제품이었다. 지난 23일 공개한 65인치, 43인치 미 커브드 티비(Mi Curved TV 3)는 삼성의 커브드 디스플레이 패널을 이용해 뛰어난 화질을 선보이면서 같은 사양의 대기업 제품보다 약 50% 가까이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언제쯤 정식으로 선을 보이냐는 질문에는 근시일 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코마트레이트는 국내 판매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성남 판교동에 위치한 코마트레이드 서비스센터를 포함해 전국 광역시에서 쉽게 AS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복합 가전의 부품 수급률 또한 문제없이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물류센터를 증설해 당일배송서비스를 확대하고 대형가전은 직접 설치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의 미펀제(米粉節)처럼 한국에서도 한국형 이벤트인 미펀데이(Mi Fun Day)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행사를 지켜본 기자는 과연 샤오미의 제품이 제대로 들어오는 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코마트레이드와 난징 요우미를 통해 출시하는 제품은 샤오미의 이른바 ‘생태계 업체’의 제품이다. 샤오미에서 독립부서로 직접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TV,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라우터, 3세대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은 코마트레이드와 계약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제품은 출시 여부와 출시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리고 이게 ‘샤오미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제공해 에코 시스템을 제작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한다’는 이야기가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샤오미가 제시하시는 사물 인터넷(IoT)의 키 아이템은 이용자가 착용하는 미밴드와 샤오미 스마트폰이다. 이를 이용해 TV도 켜고, 조명도 조절할 수 있으며, 이용자의 신체 상태에 따라 에어컨이 온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이루는 핵심적인 도구인 스마트폰(태블릿), 라우터 모두 출시가 불투명하다. 다른 제품으로 일부 대체할 수 있으나 샤오미가 그리는 청사진과는 거리가 멀다.
가품과 병행수입이 횡행하고 있는 시장을 정리하고, 현지화에 힘쓰고, 사후 지원을 하겠다는 코마트레이드의 이야기는 무척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런 포부가 기대되기에 사물인터넷의 핵심 제품의 출시 공백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샤오미의 생태계가 한국에서도 싹틀 수 있을 것인가? 코마트레이드 공식 총판 체계를 갖추고 한국에 정식 진출했으나 이는 좀 더 조심스레 지켜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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