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는 런타스틱, 잘 모르는 런타스틱의 이야기
2015년 8월, 피트니스 앱 개발사인 런타스틱 창업자들은 아디다스가 내민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아디다스가 런타스틱을 인수하는 것에 동의하는 계약서였다. 이때 런타스틱이 아디다스에 발급한 영수증에 써 있던 금액은 무려 2억3천9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천800억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럼에도 스마트 피트니스 부문에서 경쟁사인 나이키보다 약점을 안고 있던 아디다스에게 런타스틱 인수는 같은 지위로 올라서는 신의 한수나 다름 없던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런타스틱이 가치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에게 런타스틱은 앱으로만 알고 있는 그런 존재다. 또한 다른 피트니스 앱과 거의 같은 존재처럼 여겨질 때도 많다. 지난 3월 25일 한국을 찾은 런타스틱의 토모에 히무카이 씨가 설명하지 않았다면 기자 역시 다국적 기업에 잘 인수된 좋은 사례를 만든 스타트업의 기억만 지녔을 테다. 우리가 잘 알면서도 잘 모를 수 있는 런타스틱의 이야기는 이렇다.
언제 어디서 시작했나?
토모에 씨는 런타스틱이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라고 말한다. ‘린츠?’(Linz). 낯선 도시 이름 탓에 린츠를 검색할 수밖에 없었다. 오스트리아 북부에 있는 도시이자 오스트리아 제3의 도시. 런타스틱은 이곳에서 학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오스트리아 스타트업 역사를 쓴 주인공이 됐다. 올해가 창업 6년째. 이제는 스타트업이라 부를 수 없을 듯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스타트업의 규모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현재 상태는?
런타스틱의 현재 직원 수는 대략 160여명 정도다. 아디다스에 인수된 데다 출시하는 앱의 개수를 감안하면 인력이 많은 편은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구성원의 국적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무려 30개국에 이른다. 지금은 포기한 블랙베리를 제외하고 안드로이드, iOS, 윈도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 맞는 앱 개발은 물론 언어와 관련된 작업을 하다보니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보이게 됐다고 한다. 런타스틱 관련 앱은 15개 언어로 출시되고 있지만, 언어를 비롯한 모든 개발과 관련된 것에 대한 외주를 주지 않는다. 한국인 직원도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사무실은 린츠에 있는 본사 외에도 비엔나와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경쟁 업체와 다른 점?
피트니스 시장에서 런타스틱은 매일 수많은 경쟁자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 접속해 피트니스 항목을 뒤져보면 런타스틱이 아니라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앱은 얼마든지 있다. 더구나 핏빗과 같은 피트니스 웨어러블과 경쟁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런타스틱이 이러한 경쟁 앱과 다른 점은 피트니스와 관련된 모든 앱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게 토모에의 설명이다. 런타스틱은 통합 대신 모든 운동에 맞게 앱을 분리하고 해당 앱을 실행하는 즉시 쓸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누구나 가볍고 편하게 쓸 수 있고 경쟁력이 없어진 앱은 쉽게 중단할 수 있는 관리적 이점을 강조한다. 그런 경쟁력으로 인해 매일 15만 건의 앱이 다운로드되고 있고 1억6천만 건 이상의 앱이 배포됐다.
수익은 어떻게?
많은 이들은 런타스틱이 핏빗처럼 웨어러블 액세서리를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을 거라 보지만, 사실 런타스틱 입장에서 하드웨어 판매 수익은 많은 편이 아니다. 이들의 주 수익원은 광고와 유료 멤버십 전환이다. 런타스틱의 거의 모든 앱을 무료로 쓸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몇 개의 광고를 숨겨 놓고 적당한 시점에 노출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런타스틱이 주력하고 있는 모델은 멤버십이다. 런타스틱 앱을 쓰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좀더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무료에서 유료 전환율이 20~30%에 이른다고 토모에씨는 말한다. 창업 20개월 뒤에 앱을 통해 첫 수익을 냈던 런타스틱은 이후에도 그 수익 모델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았고, 지금도 이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직원들의 하는 일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피트니스 앱을 개발하려고 했던 4인의 런타스틱 창업자와 마찬가지로 이후 상당수의 직원들은 실제 자기들에게 필요한 창의적인 피트니스 앱을 스스로 기획해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일이 개발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마케팅도 이들이 직접 나선다. 흔히 말하는 전문 ‘몸짱’ 모델을 내세우지 않고 내부 직원들이 스스로 ‘몸짱’으로 변신해 앱을 비롯해 관련 제품 마케팅을 위한 동영상을 찍어 유투브에 공개하기도 한다고. 결국 직원 스스로 앱의 기능성을 홍보하기 위해 매일 단련할 수밖에 없으니 건강은 덤으로 챙기고 있는 셈이다.
from techG http://techg.kr/13896
via IFTTT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