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가민 스마트 장치, 도로 위 자전거족을 지켜줄까?
가민(Garmin)은 한마디로 GPS 장인이다. 23년 전 GPS 유닛을 처음 개발한 이후 줄곧 GPS와 관련있는 시장에 항상 명함을 내밀었다. 한때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가민이 대명사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산업이 스마트폰에 흡수된 지금의 가민은 또 다른 시장을 공략 중이다. GPS 기반 아웃도어 스마트 장치 시장이다. 아직 대중적인 시장이 아니어서 그럴 뿐, 여기서도 가민은 이름을 새기고 있다.
이런 배경을 가진 가민이 한국에 진출한 지 몇 년 지났지만, 재미를 본 것은 자전거용 스마트 장치를 출시하고 난 이후다. 때마침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레저용 자전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던 터라 엣지 500과 같은 자전거용 스마트 장치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엣지 500은 GPS 기반으로 자전거를 타는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운동량을 분석하는 기능을 가진 제품으로 결코 싼 값이 아닌 데도 1만 대 이상 판매되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이 있듯이 가민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듯하다. 자전거용 스마트 장치를 한꺼번에 4가지나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니 말이다. 가민은 25일 자전거용 스마트 컴퓨터인 엣지 820과 배리아 비전, 버브 울트라 30, 페닉스 3 HR 등을 잠시나마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가민이 이날 공개한 제품들은 모두 성격이 다르다. 가민이 자전거를 스포츠로 즐기는 이를 위한 스마트 컴퓨터라고 부르는 엣지 820은 GPS 기반의 길안내는 물론 다양한 운동 분석까지 갖춘 장치다. 배리아 비전은 구글 글래스처럼 자전거에 올려 놓은 엣지 820의 화면을 보지 않고 눈앞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한다. 벌트 울트라 30은 사이클링을 할 때의 빠른 움직임을 담아 낸다. 페닉스 3 HR은 손목에 차는 시계지만, 아웃도어에 알맞은 센서와 분석 기능, 그리고 조작 기능을 담았다.
이 제품들을 간략히 설명했지만, 사실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있다. 엣지 820은 자전거로 함께 주행하는 여러 동료의 위치를 파악하는 그룹 라이브 트랙을 보강했다. 한번에 최대 50명까지 정보를 알 수 있다. 또한 성과 모니터링으로 신체 정보를 점검하고 휴식을 유도하거나 다리 페달의 위치를 파악해 자세를 교정하기도 한다. 일정 시간 또는 거리 기록은 운동 코칭 서비스인 스트라바와 연동한다.
배리아 비전도 독특한 기능이 있다. 비록 엣지 820 같은 가민 제품만 연동되는 것에 불만을 느낄 수는 있어도 엣지 820의 정보를 한쪽 눈을 통해 확인하고 간단히 페이지를 넘기는 기능은 나쁘진 않다. 여기에 150m의 도달 거리를 가진 레이더를 장착했는데, 이를 통해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의 사각 지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선글래스나 부착할 수 있다.
벌브 울트라 30은 경쟁 액션캠에 비해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G메트릭스라는 가민 기술을 반영한 기능이 눈에 띈다. G메트릭스는 속도에 관한 데이터를 영상과 함께 기록하는 것으로 사용자만 확인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또한 10Hz GPS를 달아 좀더 정확한 위치를 잡아내고 중력 가속도 센서를 내장했다. 음성으로 기능을 켜고 끌 수도 있다.
페닉스 3 HR은 얼핏 보면 스마트워치나 커다란 전자 시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본 골격은 패션 시계와 같아서 일상 생활에서도 무난히 쓸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아웃도어 워치의 트렌드에 맞춰 고감도 센서를 담고 표면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적용해 흠과 충격에 강하게끔 설계했다. 역시 GPS+글로나스와 EXO 안테나로 위치에 기반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마트워치 모드로만 쓰면 최대 2주 동안 쓸 수 있고, GPS 트레이닝 모드로는 16시간까지 작동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성격의 가민 제품이지만, 흥미롭게도 의외의 관점들도 찾아볼 수 있다.
첫 째, GPS에 기반한 제품이라는 것. 가민이 GPS 기반의 제품들을 만들어왔고 이날 발표한 제품들 역시 GPS나 또는 위치 정보에 기반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가민이 가장 잘하는 기술을 제품에 적용한 셈이다.
둘 째, 가민 생태계의 제품이라는 것. 이 점은 아쉬울 수도 있다. 이를 테면 배리아 비전이 가민 엣지 820이 아닌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못하는 점이 그렇다. 엣지 820은 망 연결이나 일부 기록을 위해서 스마트폰과 연동할 뿐이다. 하지만 가민 제품끼리 연결을 통해 가민의 GPS 하드웨어를 쓰는 것이 더 편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가민의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듯 보인다.
셋 째, 무엇보다 안전을 위한 제품이라는 것. 사실 이 부분이 이날 발표한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이날 발표한 제품들이 모두 자전거를 스포츠로 즐기는 이들을 위한 것이기에 달리는 도중 정보를 얻거나 조작하거나 위험에 대응하는 방법이 더 중요했고 가민은 이 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엣지 820을 부착한 자전거나 사고를 당해 일정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고 알림을 지인에게 보내고, 배리아 비전은 달리는 방향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레이더를 통해 자동차가 오는 정보를 받으며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페닉스 3 HR도 손목에 찬 시계를 터치하는 것으로 다른 장치의 기능을 간단히 조작해 되도록 주행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준다. 이처럼 가민의 신제품들은 GPS 기술이 중심인 제품이지만, 자체 제품 생태계 안에서 최대한 안전함을 강조한다.
물론 가민 신제품들은 다른 기능들도 많다. 너무 많아서 탈이다. 그 많은 기능들을 얼마나 충실히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또한 다른 제품과 달리 액션캠은 아직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 점도 살짝 거슬린다. 때론 넘치고 부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아시아 내에서도 성장률이 가파르고 전체적 규모도 큰 한국 사이클링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민이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문제는 이 제품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가민 엣지 820과 배리아 비전은 각 62만 원, 벌브 울트라 30은 54만9천 원, 페닉스 3 HR은 86만9천 원에 출시된다. 아마도 사이클링 장비로는 그리 비싼 게 아닐 수도 있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달리는 그 마음이 먼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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