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9 Preview
WWDC 15에서 iOS 9은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 업데이트라고 발표했지만, 들여다보면 새로운 기능이 많이 추가되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설명을 토대로 iOS 9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아이패드 미니2(아미레)에 iOS 9 베타 버전을 올리고 지금까지(베타 2) 사용해 본 느낌을 덧붙였다.
iOS 9은 매일 사용하는 것들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당신의 앱은 더욱 필수적이 될 것입니다. iPad의 새로운 멀티태스킹 기능은 당신을 더욱 생산적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시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능동적인 제안은 당신이 요청하기도 전에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운영체제의 토대부터 개선하여 성능을 높이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고, 보안을 강화했습니다. 더 많이 사용할수록 당신이 iOS 9 없이 어떻게 살았는지 놀라울 것입니다.
애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iOS 9 업데이트는 크게 네 가지(Built-in Apps, iPad Experience, Intelligence, Foundation)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Built-in Apps
News
기존의 뉴스가판대(Newsstand)는 폴더 속의 폴더와 같이 복잡한 구조 때문에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컸다. 홈버튼을 두 번 눌러야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웠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뉴스가판대는 첫 화면에 있는 일반적인 폴더로 바뀌었다. 대신 애플은 뉴스 앱을 새로 내놓았다. 최근 페이스북이 선보인 Instant article처럼 각 언론사가 화려하게 편집한 레이아웃에 콘텐츠를 담아낸다. Flipboard처럼 원하는 주제를 고르면 유사한 내용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포함된다. 공유 기능과 함께 오프라인 읽기도 지원한다고 하는데, 아직 앱이 베타에서도 나타나지 않아서 사용해볼 수는 없었다.
사실 발표 이전에 나온 많은 예측 중에도 뉴스에 대한 내용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페이스북이 Instant article을 내놓았을 때 구글 정도나 따라서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애플이 뉴스 서비스에 뛰어든 것은 다소 놀라운 소식이다. 애플이 뉴스 앱에 어떤 차별화를 줄지는 실제로 앱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Notes
이번 업데이트 중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내용 중 하나인 메모 앱이다. 매번 iOS 업데이트마다 기능이 강화됐지만, 에버노트와 같이 대체 가능한 써드파티 앱들보다는 부실했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된 내용을 살펴보면 쓸만한 기능들이 많다. 체크리스트 기능이 생겨 할 일 목록을 작성하기 편해졌고, 그리기 도구가 추가되었다. 메모 앱에서 바로 카메라를 실행하여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거나, 사진 앨범을 불러와 노트에 추가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메모 앱 업데이트에서 가장 도드라진 부분은 첨부 기능이다. 다른 앱에서 저장하고 싶은 내용을 메모 앱으로 보내면 URL 주소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의 카드 기능처럼 웹 링크의 내용과 섬네일을 보여준다. 이제 기능적인 면에서는 메모 앱을 주력으로 써도 괜찮을 수준까지 발전한 것 같다. 다만 iCloud의 문서의 불안정성에 의문이 크기 때문에 정식 출시가 되더라도 곧바로 주력 노트로 사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
Maps
지도의 경우는 여전히 한국에서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다. 세부 데이터가 많지 않아 내비게이션 용도로 쓰는 사람만 가끔 보인다. 이번 업데이트도 한국 사용자와는 무관한 부분이 많다. 미국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걸리는 시간을 보여주는 Transit 기능이 추가되었다. Nearby는 근처에 추천하는 장소를 띄워주는 기능으로 역시 한국에서는 쓰이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구글이 지도에서는 압도적이지만, 애플도 꾸준한 투자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도 부문의 발전이 이어지길 바란다.
Wallet
iOS 9에서 애플페이(Apple Pay)와 패스북(Passbook)이 하나로 모여 Wallet이라는 앱에서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한국도 몇 군데에서 애플페이를 쓸 수 있다고 하지만 번거로운 부분이 많다.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CarPlay
이제는 아이폰을 자동차에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카플레이(CarPlay)를 작동할 수 있게 됐다. 음성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도 추가되었다. 조금씩 카플레이 기능을 추가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지원 차량이 흔해질 시기에는 기능들이 안정화 단계에 올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2. iPad Experience
iOS 9에서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아이패드다. 사용자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멀티태스킹 기능을 추가하며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키보드 활용 기능도 개선하여 아이패드의 생산성을 높이는 문을 열었다.
Multitasking
아이패드에 추가된 멀티태스킹은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화면 우측의 일부를 활용한 Slide Over, 동시에 두 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Split View, 작은 영상 화면을 띄워두고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는 화면 속 화면(Picture in Picture)으로 애플이 아이패드에 멀티태스킹을 어떻게 집어넣을지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Slide Over
화면 오른쪽 끝에서 왼쪽으로 스와이프를 하면 상단의 위젯을 내리는 것처럼 화면이 나타난다. 가로 폭이 아이폰 해상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빠르게 웹 검색을 하거나 메시지에 답장해야 할 때 사용 중인 앱을 떠나지 않고 필요한 앱을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우측 화면 위에서 아래로 스와이프 하면 다른 앱을 선택할 수 있다. 베타 버전에서는 기본 탑재된 앱들만 사용할 수 있지만, 정식 출시 시점에는 많은 써드파티 앱이 지원할 것이다. 단 이 기능은 한쪽 화면만 사용하여 램 부하가 낮기 때문인지 Split View와는 달리 이전 세대의 모든 아이패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Split View
이 기능은 아이패드 에어 2에서만 지원하는 기능이다. 키노트 발표를 보면서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에도 탑재되길 바란 기능이었는데 결국 제외됐다. 아이패드 에어 1도 사용할 수 없는 것을 보면 램이 문제가 되는 모양이다.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좋지만, 하드웨어 적당히 우려내고 업그레이드 좀 해줬으면 좋겠다) 아이패드 미니 시리즈가 램 용량이 업그레이드된다면 다음에 추가될 수 있을 것 같다.
Picture in Picture
안드로이드에서는 퀵뷰라고 불리는 기능이다. 영상을 실행한 뒤 화면 오른쪽 아래의 전체화면 버튼 옆에 새로 생긴 버튼을 누르면 화면을 작게 띄울 수 있다. 홈 버튼을 눌러도 사라지지 않고 다른 앱을 실행하면서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아직은 애플 포맷에서만 작동하고 있어서 nPlayer나 네이버 미디어 플레이어 같은 외부 플레이어는 사용할 수 없다. (네이버 야구 중계를 보면서 이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웹에서 저화질로 볼 때는 가능하다)
QuickType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아이패드의 키보드다. 항상 풀 사이즈라는 점만 강조하던 키보드에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며 입력이 한층 편리해졌다. 외장 하드웨어 키보드 사용자들을 위한 설정도 추가됐다.
Shortcut Bar
한글 키보드에는 없었던 영문 키보드에는 키보드 맨 위에 추천 단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옆에 남은 자리에 복사, 붙여넣기 및 글꼴 형태를 설정(굵기, 기울임, 밑줄)할 수 있는 버튼이 새로 추가됐다. Shortcut Bar라고 불리는 이 줄은 써드파티 앱에서도 입맛대로 바꿀 수 있어 앱에 국한되지 않고 편집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Easy text selection
이번에 개선된 부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이다. 터치 키보드 영역이 터치패드로 작동하여 커서를 이동하거나 원하는 영역을 선택할 수 있다. 두 손가락을 살짝 누르고 있으면 커서가 이동하고, 길게 누르면 영역 선택이 가능하다. 외장 키보드를 사용할 경우 내장 터치 키보드를 불러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화살표 키로 일일이 이동하거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이전의 영역 선택 방식의 불편함에 비하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전부터 사용자들이 바라던 기능으로 손꼽히면서 탈옥 된 기기로 기능을 구현한 영상이 2012년에 올라오기도 했는데 3년이 지나서 드디어 탑재됐다.
Keyboard shortcuts
외장 키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했던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앱을 전환할 때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항상 화면을 터치하거나 홈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제 iOS 9에서는 맥과 똑같이 커맨드+탭(cmd+tab)으로 앱을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커맨드 키를 오래 누르고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단축키에 대한 설명이 나타난다. (맥에서는 써드파티 앱이 지원하던 기능이었다)
3. Intelligence
업그레이드 된 Siri
Intelligent Search
iOS 9에서 시리(Siri)가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넓어졌다.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세부적인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는 지능을 갖게 됐다. 특정한 날짜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보여주기도 하고, 보고 있는 내용을 앱 정보까지 그대로 미리 알림에 저장해주기도 한다. 만약 메일을 읽다가 시리에게 “Remind me about this at 6 pm"이라고 말하면 오후 6시에 미리 알림이 생기고 메일 앱 아이콘이 나타난다. 미리 알림 앱에서 메일 아이콘을 누르면 바로 보고 있던 메일이 열리게 된다. (우리말로 발동시키는 방법을 몰라서 영어로 예시를 들었다)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스포츠 경기 스코어나 날씨 정보, 주가나 간단한 계산, 환율 변환도 가능하고, 빠른 연락처 검색, iCloud 문서 검색도 지원한다. 게다가 앱 내부 정보도 검색할 수 있게 되어 레시피를 검색하면 앱에서 요리의 레시피를 결과화면에 보여줄 수도 있다.
Search Screen
스포트라이트 화면이 예전처럼 화면 맨 좌측에 다시 등장했다. 구성을 살펴보면 시리 추천(Siri suggestions)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두 가지가 묶여있다. iOS 8에서 홈 버튼을 두 번 눌러 앱 전환할 때 나타나던 연락처 정보(즐겨찾기, 최근 사용)가 여기로 이동했다. 그리고 바로 아래에는 추천하는 앱 목록이 나타나는데 여기서도 사용패턴을 기억해서 앱을 화면에 띄워준다.
Nearby 카테고리는 위치정보를 확인해 근처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뉴스(News) 또한 현재 지역의 뉴스를 보여준다.
Proactive Assistant
이제 시리는 기다리지 않고 먼저 행동한다. 사용자의 활동을 분석해서 미리 준비를 해두는 능동적인 비서로의 변신을 꾀한다.
Listening to music and audio
iOS 9에서 듣는 경험에 변화를 준 부분은 두 가지다. 이어폰을 잭에 꽂으면 시리는 실행 중이던 음악이나 오디오를 그만 듣겠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재생을 중단한다. 그리고 자동차와 기기를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 즐겨찾기한 재생목록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포함되었다.
그런데 이어폰을 꽂는 상황에 대한 가정이 옳은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실제로 내장 스피커로 팟캐스트를 듣다가 이어폰으로 듣기 위해 잭을 꽂았더니 재생 오류가 계속 나서 버그인 줄로만 알았다.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
Creating email and events
iOS 9에서는 이메일이나 이벤트 초대장을 보낼 때 제목과 주제 내용을 확인해서 자주 등장했던 사람의 연락처를 추천해준다. 받는 사람 입력 칸 바로 아래에 목록이 나열된다.
Adding events to Calendar
항공권 또는 레스토랑 예약 확인 메일이 올 경우 시리가 알아서 캘린더에 일정을 생성한다.
Timely reminders
캘린더에 기록된 일정에 위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면 교통 상황을 파악해서 언제 출발해야 할지 추천해주기도 한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활용하기 힘든 기능이 될 가능성이 크다.
Who’s calling?
이메일에 있는 전화번호를 기억해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누구일지 추측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연락처에 자동으로 이메일에 적힌 정보를 저장할 수도 있다.
4. Foundation
iOS 9에서는 퍼포먼스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iOS 8보다 빠른 반응속도, 편리해진 업데이트, 사용 시간 증가와 강력한 보안을 내세운다.
Battery life
사용시간의 확대를 위해서 두 가지가 크게 추가됐다. 기기를 뒤집어 놓으면 근접센서가 인식해서 알림이 와도 화면을 켜지지 않게 하는 기능, 그리고 저전력 모드(Low Power mode)가 추가되어 긴급할 때 배터리 소모를 줄여준다.
Updates
iOS 업데이트를 할 때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OTA(Over The Air)로 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지만, 상당한 업데이트 용량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iOS 9에서는 이 점을 보완하여 업데이트 설치에 필요한 용량을 크게 줄였다. 공식 홈페이지 설명으로는 iOS 8의 4.58GB에서 iOS 9이 1.3GB로 감소했다고 표시하고 있다. 꽤 오랫동안 나오던 불만이어서 대응이 조금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개선된 부분을 기대해 본다.
Responsive
개선된 메탈(Metal)을 활용해서 CPU와 GPU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iOS 9에서는 더 빠른 스크롤링과 부드러워진 애니메이션 효과 및 시스템 전반적인 움직임이 대폭 향상되었다. 특히 멀티태스킹 기능이 추가된 아이패드에서 버벅임을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ecurity
비밀번호가 4자리에서 6자리로 변경되었고, 2단계 인증(Two-factor authentication)에 대한 기능도 보완했다.
아직 베타 버전이지만, 전반적으로 큰 불편함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옆그레이드라고 발표했음에도 거의 전체를 뜯어고친 듯한 업데이트에서 세심함이 엿보였다. 정식 버전이 가을 출시 예정이니 언제나처럼 9월로 예상되는 신형 아이폰 발표 때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전까지 베타 버전에서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면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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