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감’이 마케터들에게 주는 인사이트
커뮤니티 마케터로서 최근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중국의 샤오미다. 샤오미라는 기업을 처음 알게 된건 2년 전 구글의 안드로이드 VP였던 휴고 바라가 샤오미에 Vice President of International로 조인했을 때였다.
그 당시만해도 구글에서도 가장 강력한 안드로이드 사업부에서 얼굴 마담 역할을 하며 잘 나가는 사람이 샤오미라는 ‘듣보잡’ 기업으로 옮긴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2년 후, 샤오미는 ‘15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싱가폴/대만 등 동남아 국가들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참고: WSJ)
특히 샤오미는 자사 웹사이트에 사용자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제품에 대한 feedback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MIUI라는, 자사의 휴대폰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하고 제품 판매 역시 자사 웹사이트에서의 온라인 판매를 위주로 하는 등 타 휴대폰 제조사들과는 완전히 다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래서 샤오미가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알고 싶었는데, 샤오미 CMO/공동 창업자인 리완창이 자사의 마케팅 전략/전술을 완전히 공개한 ‘참여감’이라는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고, 드디어 한국어판이 나왔다! 이 책은 비즈니스를 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지만, 특히 마케터분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인사이트를 정리했다.
샤오미의 마케팅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의 ‘인터넷 씽킹’ 에 대한 메모를 이해해야 한다.
이 메모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책의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 레이쥔은 ‘집중, 극치, 입소문, 신속’이라는 네 가지 목표롤 제시했다. 집중과 극치는 제품의 목표, 신속은 행동 준칙, 입소문은 전체 인터넷 씽킹의 핵심이다
- 오늘날 인터넷 제품의 ‘극치(최고의 경지)’는 빠른 업데이트다
- 모바일 인터넷 시대는 우리에게 신속을 요구한다. 충분히 빠르지 않은 회사는 도태된다
- 과거에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부터 소비자와의 관계가 시작된다. 제품을 판매한 뒤에도 소비자와 끊임없이 상호교류하면서 사용자 참여를 통해 제품을 더욱 개선시켜나가야한다.
- 인터넷 씽킹에서는 입소문이 왕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입소문으로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 오늘날 ‘입소문이 왕’이 된 것은 정보의 전파 환경이 다음과 같이 크게 달라졌기 떄문이다
- 정보의 비대칭이 대칭으로 바뀌었다
- 정보의 전파 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영향력의 범위도 넓어졌다
-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모든 사람의 정보의 발신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오피니언 리더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러한 시대와 고객의 변화에 대응하여 고객에게 참여감을 제공하기 위해, 샤오미에서는 참여감 3・3 법칙을 세웠다
< 3개 전략 >
- 제품 전략: ‘폭발적 인기상품’ — 한 가지 요소에 집중하여 업계 최고가 된다
- 사용자 전략: 직원들이 먼저 제품의 팬이 된다
- 콘텐츠 전략: 기업이 스스로 미디어가 되며, 사용자들이 콘텐츠 생산하도록 유도
< 3개 전술 >
- 참여의 마디 개방: 제품, 서비스, 마케팅 전 과정을 사용자에게 개방
- 상호교류 방식을 디자인: 단순, 효율, 흥미, 진실이라는 원칙에 상응하는 소비자와의 소통 방식 디자인 및 지속적 개선
- 입소문 사건 확산: 초기 매니아들을 선별하여 참여감을 배양한 뒤, 상호교류를 통해 생산된 콘텐츠로 널리 전파, 입소문의 파급력 강화
3개 전략/전술 모두 공감가는 내용이지만 특히 내가 가장 강조하고싶은 부분은 샤오미가 업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위해 사용자들에게 제품을 개방하고 협력한 것이다. 샤오미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은 ‘애플을 카피한 예쁜 디자인에 가성비좋은 스펙의 휴대폰’이라는 것인데, 사실 샤오미의 가장 큰 장점은 MIUI라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운영 체제이다. 샤오미는 ‘10만명으로 이루어진 인터넷 개발팀을 만들자’라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MIUI 개발팀이 전자게시판에서 사용자들과 상호교류하며 운영체제를 매주 업데이트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으며, 이는 샤오미의 성공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샤오미에는 KPI가 없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개발에 적극 반영하는 것으로 사용자들의 요구에 호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한다. 애플, 삼성을 비롯해서 다른 전세계 유수의 전자업체 중에 이렇게 제품개발팀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고, 경영진의 지시가 아닌 사용자들의 요구에 호응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 과연 또 있을까?
그 외에도 내가 크게 공감했던 인사이트있는 문장 10개를 소개한다.
- 제품과 마케팅의 관계는 1과 0의 관계와 같다. 포장, 광고, 마케팅 등은 모두 제품이라는 ‘1’ 뒤에 붙는 ‘0’이다. 먼저 좋은 제품이 없다면, 그 뒤에 아무리 많은 노력이 따라도 의미가없다.
- 지금의 젊은 세대가 소비하고자 하는 것이 결국 참여감이다. 그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경하고 만져볼 뿐 아니라 참여를 통해 그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한다.
- 과거엔 주류 언론이 왕이었다면 지금은 컨텐츠가 왕이다. 기존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광고 폭격을 퍼붓고 세뇌하듯 제품의 이념을 주입하는 것이었다면, 샤오미는 사용자들과 ‘거리 제로’의 방식으로 소통한다. 우리 자신이 곧 사용자들의 미디어다. 그래서 샤오미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운영할 뿐이다.
- 기업은 우수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미디어가 되는 동시에, 사용자에게도 콘텐츠를 생산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 마케팅 직원들도 제품과 기술에 대해 개발자 못지않게 이해해야 한다. 마케터 자신이 제품과 기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기술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바꾸어 사용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 뉴미디어 마케팅이 기존 미디어 마케팅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마케팅이 더 이상 일방적 주입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사용자와 기업 사이의 정보 수준이 대칭적이고 언제 어디서나 상호 교류가 가능하다. 이런 시대에는 마케터가 제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사용자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어렵다.
- 인터넷에선 어떤 브랜드가 큰 주목을 받다보면 어느정도 분쟁이나 모순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오히려 그 세를 좋은 방향으로 유도한다면 여론의 주류를 장악할 수 있다. 전체 여론 가운데 70%가 긍정적이라면, 나머지 30%의 부정적 여론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 모바일 시대에는 이미지 하나가 천마디 말보다 낫다
- 기존의 브랜드 마케팅은 지명도-호감도-충성도를 순서대로 쌓아나가는 방식이었다. 샤오미의 브랜드 발전 과정은 ‘호감도-충성도-지명도’순이었다. 초기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위해 노력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핵심사용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팬을 늘려갔다.
- 고객 서비스 업무 자체는 기업에 직접적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지만, 우리는 고객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을 광고나 마케팅에 지불한 비용과 같다고 생각한다. 고객 서비스에 투입한 비용은 반드시 더 큰 보답으로 기업에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 책을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의 추격에 힘겨워하고 계실 삼성/LG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경영자와 마케터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다. 만약 이 책에서 샤오미의 진정한 성공 비결을 찾지 않고 단순히 샤오미 휴대폰과 자사 휴대폰의 운영체제 기능/하드웨어 스펙 등을 비교하는 일만 하시다가는 나중에 크게 후회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샤오미와 직접 경쟁이 아닌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이 책을 통해서 디지털/모바일 시대에는 회사 조직 전체가 소비자를 중심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그리고 사용자 커뮤니티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마케팅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으실수 있을 것이다.
글 : 진민규
출처 : https://goo.gl/oEXs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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