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로벌 서울 2015', 스타트업 시장 동향과 눈에 띄는 기업은?
스타트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축제, '비글로벌 서울 2015(beGLOBAL SEOUL 2015)'가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14일 막을 올렸다.
비글로벌 서울 2015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컨퍼런스다. 이번 행사에는 약 70여 개의 스타트업들이 부스를 마련했으며, 후원 기업들도 다수 참석했다. 스타트업 기업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 각종 IT 기업 인사, 예비창업자, 미디어 등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이 행사는 4회째를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비글로벌(beGLOBAL)'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통합됐다. 작년까지는 서울에서의 비런치(beLAUNCH)'와 실리콘밸리에서의 비글로벌(beGLOBAL)로 나누어 개최됐었다. 다만 예년에 비하면 행사 규모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였다.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부스 전시회뿐만 아니라 배틀 경영까지 펼치며 자사의 역량을 자랑했다.
그렇다면 비글로벌 서울 2015에는 어떤 스타트업들이 참여했을까. 전반적으로는 O2O(Online To Offline), 공유 경제 분야에 속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O2O는 오프라인 영역에 있던 기존의 사업을 온라인으로 연동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뜻하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 중에서는 배달의 민족(배달 음식), 오이스터베이(의상 구매), 인스타워시(콜세차 앱 서비스) 등이 있었다.
공유 경제란 물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해 나눠 쓰도록 하는 것을 뜻하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 중에서는 쏘카(카 쉐어링), 코자자(숙박 공유), 호텔나우(호텔 예약), 파크히어(주차장 예약 및 결제) 등이 있었다.
예년과는 달리 IoT(사물인터넷)과 하드웨어 등을 다루는 기술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면 프라센, 토이스미스 등이 있었다. 프라센은 수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회사로,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하드웨어 제품과 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토이스미스는 IoT 기술 기반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로, 이를 응용한 스마트RC카 등을 개발하고 있다.
현장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들이 있었다. 비글로벌 서울 2015에서 눈에 띄었던 기업들은 아래와 같다.
뷰노코리아(VUNO Korea)
요즘에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을 때 엑스레이, CT, MRI 등 다양한 영상을 통해 질병을 분석한다. 그런데 의사들도 하나의 영상에 대해 조금씩 다르게 진단한다. 실제로 의사 두 명이 동일한 영상을 보고 내리는 진단 결과가 일치하는 비율은 70% 미만이다. 만약 정확하게 진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
뷰노코리아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일종인 '딥 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해, 의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의료 영상을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딥 러닝은 사진과 동영상, 음성 정보를 분류하는 데 많이 쓰이는 기술인데, 이를 의료 영상 분석에 활용한 것. 또한,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누적(학습)할수록 더욱 향상된다. 이를 이용하면 과거에 진찰했던 환자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할 때도 도움이 된다.
뷰노코리아는 현재 여러 병원들과 함께 폐, 심장 질환 등의 조기 발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뷰노코리아 관계자는 "의사들이 보다 정확하게 영상을 판독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환자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커(Marker)
마커는 사람들이 글을 쉽게 읽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뉴스를 읽다 보면 내용이 너무 길거나 광고 때문에 끝까지 보기가 불편할 때가 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마커는 '뉴스 기사에서 자동으로 중요한 부분만 노란색으로 줄을 쳐 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뉴스 내용을 빠르고 간결하게 기억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에버노트 등으로 스크랩할 수 있다.
야후에 인수된 것으로 유명한 썸리(Summly)가 기사에서 핵심 단락을 뽑아 요약해 준다면, 마커는 기존 글에서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 기존의 뉴스 요약 서비스와는 다르다.
조커팩(JOKERPACK)
학교에서 조별 과제를 하거나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등, 업무를 하다 보면 여러 사람과 함께 의견을 주고받아야 할 때가 많다. 또한, 업무를 할 때 사진, 동영상, 파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작업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커다란 스케치북 안에서 이 모든 일들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면 어떨까?
조커팩은 정보 공유 및 협업을 시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캔버스 기반 협업 툴을 만들었다. 바로 비캔버스(BeeCanvas)다. 비캔버스는 하얀 캔버스 위에 사진을 자유롭게 배치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파일을 첨부하거나, 링크를 공유하는 등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즉, 한 장의 캔버스에 다양한 포맷의 파일을 넣을 수 있으며, 이를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캔버스는 현재 홈페이지(https://beecanvas.com)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iOS 앱도 있다. 안드로이드 앱도 출시될 예정이다. 조커팩 관계자는 "헤비 사용자가 아니라면 가급적 무료로 운영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비디(BD)
스마트폰 시대가 되며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출시하려면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에서 앱이 잘 작동하는지 테스트를 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테스트 코드를 일일이 만들기란 결코 쉽지 않으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영세 사업자의 경우 다양한 단말기를 수급하기도 어렵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개발자들을 위해, 비디는 모바일 앱 테스트를 자동으로 서비스하는 'TESTYD'를 개발했다. TESTYD는 테스트 코드 개발 작업과 사용자 입력 없이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여러 대의 기기에서 동시에 테스트를 할 수 있다. 테스트의 종류는 호환성, 기능, 성능, 회귀, 스트레스, 상호 운용성 점검 등이다.
매버릭(Maverick)
매버릭은 '얼라이브(ALIVE)'라는 모바일 동영상 앱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얼라이브는 동영상에 다양한 필터, 애니메이션 효과, 텍스트, 음악 등을 손쉽게 삽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보통 동영상 편집을 할 때 다양한 효과를 적용하려면 전문 기술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얼라이브를 이용하면 일반인도 간편하게 고품질의 효과를 넣을 수 있다. 또한, 보통 편집한 동영상을 저장할 때는 꽤 시간이 걸리지만, 현장에서 만나본 얼라이브는 속도가 빨랐다. 대부분의 영상 처리를 클라우드를 통해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동영상은 얼라이브 내에서 공유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매버릭 관계자는 "재미있는 동영상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어, 현재 미국에서 1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매버릭에 따르면, 얼라이브는 4월 말 기준으로 18만 이상 다운로드와 하루 평균 1,700개 가량의 비디오 업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움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창업자들의 고민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부딪치는 고민이 바로 법률 문제다. 사업 모델의 적법성은 어떻게 검토해야 하는지, 동업자 사이의 분쟁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계약서는 어떻게 쓰는지 등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왠지 법률 상담이란 스타트업이 다가가기 어려운 영역인 것만 같아서 고민스럽다.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스타트업 전문 로펌이 법무법인 세움이다. 세움은 대형 법무법인에서 수년 간 관련 업무를 수행했던 변호사들이 모여 설립했다. 그 동안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위주로 제공되던 법률 서비스를 스타트업과 벤처, 중소기업에 제공해, 해당 기업들이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세움은 이번 행사에서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비글로벌 서울 2015에 참가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상담 이벤트를 진행했다. 행사장이 북적였기 때문에 사전 신청을 받고, 사전 리서치를 거쳐 행사 후 세움 사무실에서 1:1 집중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강연이 다양하게 마련됐는데, 예년보다 많은 해외 기업가들과 벤처캐피탈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강의 주제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이 외에도 아시아에서의 핀테크 산업, 여성 창업자들과의 대담,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부터 배우는 해외 진출 전략 등의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에 참가한 스타트업 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와 경쟁력을 어필하는 '스타트업 배틀' 세션도 마련됐다.
비글로벌 서울 2015 행사는 15일까지 이틀에 걸쳐 열린다. 이번 행사를 바탕으로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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