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들이고…잠자는 '스마트교실'

- 기기 사용 서툰 교사 기피 
- S/W 공급도 안돼 활용도↓ 

부산 연제구 A초등학교는 지난해 6월 한 교실에 28대의 태블릿 PC와 전자칠판, 무선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이른바 '스마트교실'이다. 도입 초기 학교는 3~6학년 반별로 매주 1시간 스마트교실에서 수업하고 교사 연수도 여러 차례 했다. 처음 몇 번은 학습활동을 사진·동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에서 공유했지만 수업과 연계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스마트교실 활용도는 떨어졌고 시간표는 무색해졌다. 

교육부와 부산시교육청이 디지털 수업 환경 구축을 위해 만든 스마트교실 및 디지털교과서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스마트교실이란 종이교과서가 디지털교과서(컴퓨터를 매개로 영상 음성 문자 등 자료와 학습 편의 기능을 담은 전자책)로 모두 대체되는, '무거운 책가방이 사라지는' 디지털 수업 환경을 뜻한다. 

시교육청은 현재 지역 초중고 635개교 중 절반 이상인 324개교에서 1개 이상의 스마트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70여억 원을 들여 스마트교실 구축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는 10개교를 추가할 전망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했으나 스마트교실 활용도는 떨어진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소수의 젊은 교사가 간혹 이용하는 정도다. 교사가 외면하니 학생들은 스마트 교육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2013년 스마트교실을 구축한 B초등학교의 한 학생은 "학교에 스마트교실이 있는 것은 알지만 수업을 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교실 구축이 더딜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소프트웨어로는 교육부가 만드는 디지털교과서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교육 정보화 연구학교'로 지정된 학교(전국 초등 68개교, 중등 63개교)와 일부 희망 학교에서만 사회·과학 교과에 한해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디지털교과서는 초등학교 3~5학년 사회·과학, 중학교 사회1·과학1 과목만 만들어져 있다. 2011년 교육부는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에서 올해까지 전국 초중고에 모든 과목의 디지털교과서를 보급, 종이교과서를 대체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B초등학교 정보담당 교사는 "그나마 만들어진 교육부의 디지털교과서도 교사들 사이에서는 만족도가 높지 않다"며 "스마트 교육을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미흡해 직접 애플리케이션 등을 찾아야 한다. 기기 제조업체에서 교육받은 기능을 활용하려면 추가로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는데 관련 예산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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