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 아마존이 매년 적자를 내는 이유

Amazon
아마존은 세계 최대 인터넷 소매 업체다. 2012년 아마존의 매출은 610억 9,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0월 24일 아마존이 발표한 3분기(7∼9월) 결산 내용을 보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날 170억 9,2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4,1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사실 아마존은 매년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내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월적 지위와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이유는 뭘까.
◇ 매년 적자 이유? 끝없는 욕망 때문=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아마존에서 일했던 유진 웨이(Eugene Wei) 씨는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고전적인 고정비형 사업이라고 말한다. 고정비형 사업이란 매출액이 늘어나면 높은 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다만 매출이 줄어도 이에 따라 비용 절감을 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아마존 역시 충분한 매출을 달성하면 수익이 이런 고정비를 초과하는 이익 구조로 전환된다. 아마존은 이제껏 계속 매출을 키워오면서 이런 고정 비용 증가라는 벽을 넘어왔다.
아마존은 초기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계속 해왔다. 킨들 같은 제품은 적자 상품일 수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마켓 플레이스를 키워 거대한 이윤 창출이 가능한 플랫폼을 갖춰왔다. 그렇다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이 분기 결산을 할 때마다 적자를 내는 이유는 뭘까.
유진 웨이는 그 이유를 “아마존의 끝없는 욕망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마존은 전 세계 소매업을 삼키고 싶어한다는 것. 아마존은 이런 거대한 목표 달성을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사업을 위해 투자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무료 혹은 최대한 저렴하게 전 세계에 상품을 가능하면 빠르게 보내는 게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다음 거래로 이어진다는 점을 초기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 전 세계에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유진 웨이 씨가 아마존에 처음 근무할 때만 해도 미국 내 아마존 물류센터는 하나뿐이었지만 지금은 12개에 이른다.
유진 웨이 씨는 아마존이 만일 새로운 물류센터 건설이나 새로운 국가 진출을 그만둔다면 지금이라도 손쉽게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이런 방법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 유진 웨이는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은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포식자”라면서 “절대 사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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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출처 : en.wikipedia.org)
◇ “절대 사냥 멈추지 않을 것”=물론 일부에선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전 세계 소매점을 정복한 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이라면서 이 단계가 되면 아마존이 갑자기 가격을 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진 웨이는 이런 전망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의 핵심 사업인 인터넷 판매는 거래마다 이익을 낼 것이고 물류센터 건설도 고정비를 넘어설 때까지 기다리기만 해도 이익은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구글 같은 하이테크 기업과 달리 아마존은 일용품을 판매하는 걸 핵심 사업으로 삼는다. 어차피 본질적으로 마진 구조가 작은 사업이라는 얘기다. 어떤 방법을 써도 애플이 하드웨어 사업에서 내는 마진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아마존이 인터넷 소매업 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에 거액을 투자해 IBM을 내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거나 페이팔과 승부를 벌이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이 지금과 같은 거액의 투자를 끝내기는 쉽지 않다. 1982년 당시 최대 소매업체였던 시어스는 9년 뒤 월마트의 절반 규모로 내려앉았다. 아마존은 경쟁자를 가혹한 환경에 끌어들여 승부한다. 유진 웨이 씨는 아마존의 경쟁자가 분기별 적자를 계속 기록한다면 무서운 신호로 간주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마존이 경쟁 무대를 점점 더 가혹한 환경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매 시장 경쟁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마존이 분기마다 거액의 적자를 내는 건 이런 경쟁자에게 가혹한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투자이기도 한 셈이다. 관련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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