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져헌터 “될성부른 콘텐츠, 데이터 과학이 떠받친다”

최근 국내에서 제일 잘나가는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사업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트레져헌터’다.
트레져헌터는 인터넷 방송계의 SM엔터테인먼트로 불린다. 유튜브 등에서 1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양띵’을 비롯해 ‘악어’, ‘김이브’ 등 유명 크리에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져헌터를 창업한 송재룡 대표도 MCN 업계에서 유명인사다. 그는 CJ E&M 방송콘텐츠부문 MCN사업팀 팀장 출신으로 유튜브 MCN 사업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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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저헌터에 따르면, 4월17일 기준으로 콘텐츠 시청 횟수는 17억뷰에 근접해 있으며 유튜브 채널의 총 구독자는 725만명을 돌파했다. 덕분에 올해 1월7일 설립된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6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4월에는 크리에이터 40여명이 소속된 뷰티 전문 콘텐츠 스타트업 레페리를 인수하기도 했다.
1인 제작자들의 방송 활동을 지원하는 네트워크형 사업자인 트레져헌터는 SM이나 YG, JYP가 소속 가수를 발굴해 육성하고 방송 활동을 돕듯 1인 제작자에게 방송장비와 스튜디오 등을 제공하고 콘텐츠 유통과 광고 유치, 저작권 관리와 외부 협업, 디지털 오리지널 영상제작 등을 지원해준다.
또한 기존 지상파, 케이블 등 전통미디어의 콘텐츠 생산 및 유통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전문 콘텐츠 제작자 그룹과 1인 창작자 그룹의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양띵TV나 악어TV 같은 자체 모바일 TV 서비스를 통해 큐레이션 서비스, 커머스 마켓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신규 사업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까진 다른 MCN과 비슷해 보인다. 트레져헌터가 다른 MCN과 차별화된 지점은 ‘데이터 분석’이다.
트레져헌터의 진짜 ‘보물’은 양지영 이사(양띵)도 송재룡 대표도 아닌, 김정민 최고기술경영자(CTO)다.  CJ E&M에서 모바일 개발팀장을 지낸 김정민 기술이사는 송재룡 대표가 트레져헌터 창업 준비를 하며 맨 처음으로 영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레져헌터의 비밀병기인 셈이다.
김정민 CTO가 선뜻 CJ E&M이라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까닭이 있을까. 그는 “IT 경험에 기반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는 대기업에서 실현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지금까지 쌓은 내공을 트레져헌터에서 별다른 제약없이 맘껏 펼칠 심산이다. 사내분위기도 자유로워 CEO와  CMO 모두  그를 믿고 도와준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대기업의 안정감과 든든함은 일정 나이 이상의 IT 경력자들에게는 독이 든 사과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전 회사만 봐도 나이 든 IT 인력이 사원급에서 이사급으로 올라간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쫓겨나서 닭 튀겨야 한다면 아직 아이디어와 체력이 있을 때 원하던 일에 대해 열정을 불태워보고 안 되면 그때 닭 튀겨도 덜 억울할 것 같아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 김정민 트레져헌터 최고기술경영자(CTO)
△ 김정민 트레져헌터 최고기술경영자(CTO)
김정민 CTO는 “함께하는 크리에이터가 ‘무슨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어떤 요소를 포함해서 어떻게 편집해야 할까?’ 라는 의문점에 가이드를 줄 수 있어야 하는 게 MCN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레져헌터는 ‘검색어 키워드 랭킹에 따라 트렌디한 콘텐츠 제작’, ‘현재 뜨고 있는 소재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특정 기념일에는 기념일 주제에 맞는 콘텐츠 제작’, ‘처음 5초 안에 콘텐츠의 결과물이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부분 편집’ 등과 같은 기본적인 안내뿐 아니라 다른 MCN 회사에서는 얻지 못할 기회와 가치를 소속된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해 주는 게 목표다.
사실 데이터 분석 없이도 양띵이나 김이브 등 트레져헌터의 크리에이터들 가운데 몇몇은 숱한 방송 경험으로 길러진 감각으로 트래픽의 흐름을 알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김정민 이사는 트레져헌터의 목표는 이 수준을 넘어 이들 톱 크리에이터들의 경험을 계량 가능하게 만들고 더욱 발전적인 모델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튜브는 업로더에게 시청자의 성별과 연령대, 접속 국가, 트래픽 소스, 조회수 등의 콘텐츠 소비에 대한 분석 데이터 제공하고 있다. 다른 동영상 플랫폼에 비해서는 많은 정보를 주는 편이다. 하지만 이미 유튜브가 제공하는 데이터도 대중화돼버려 이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분석도 쉽지 않다. 김정민 CTO는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가장 많은 영상 콘텐츠가 소비되는 대상 중에 페이스북이 최상위에 포함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당연히 분석을 해야 하지만, 페이스북에서의 유효한 데이터 획득 방법은 사실 쉽지 않아 다양한 방법론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유통 채널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략을 펼치는 트레져헌터가 양띵TV나 악어TV 같은 자체 모바일 TV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도 바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함이 크다. 자체 플랫폼은 온전히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민 이사는 “서비스되는 영상 플랫폼에서 주는 데이터의 1차적인 가공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세분화된 구분으로 사용자 콘텐츠 소비 패턴을 아우르는 다차원 분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분석하는 데이터는 기본적인 제목과 업로더가 넣은 태그 정보 수준을 넘게 된다. 예를 들어 출연자가 누구인지, 출연자의 성별과 연령대, 의상, 촬영 장소 등을 데이터를 남기고 분석한다. 그런 다음 넷플릭스처럼 사용자가 콘텐츠의 어떤 부분에서 빨리 넘겼는지, 되돌렸는지, 꺼버렸는지 등을 추적할 수 있으면 누구에게 어떤 콘텐츠의 제작의 유형을 전달했을 때 주목을 끌 수 있을지 예측이 가능해진다.
김정민 트레져헌터 기술이사는 “수집된 데이터를 패턴화하고 그 패턴을 분석해 영상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부터 편집 단계까지 템플릿을 만들어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마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하우스오브카드’와 같은 콘텐츠를 자체 제작한 넷플릭스의 전략과도 흡사하다. 넷플릭스는 ‘하우스오브카드’ 제작 당시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시청자의 성향을 파악한 뒤 그들이 원하는 연출 스타일이나 좋아할 만한 배우 등을 예측해 섭외했다
트레져헌터가 퍼블리싱을 맡은 칠십이초의 ‘72초’와 같은 콘텐츠 역시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콘텐츠 소비 패턴을 파악하는 게 목표다. ‘72초’는 지난 5월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개돼 총 재생 수 190만건, 회당 평균 재생 수 28만 건을 기록한 모바일 단편 드라마다.
72TV
72초도 콘텐츠 자체로 당장 수익을 내기 위해 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바일에서 드라마 형식의 동영상이 소비되는 패턴을 알기 위한 목적이 크다. 국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털 네이버를 유통 플랫폼으로 정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성지환 칠십이초 대표는 “소비자들의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영상 소비 패턴을 분석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첫 콘텐츠인 72초는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현재 칠십이초 제작진은 72초 시즌1 연재를 마치고 72초 시즌2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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