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에게 이용자(고객)를 배려하는 생각이란 무엇일까?
이번에 Docswave라는 Smart Working SaaS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내가 평소에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굉장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참고로 Docswave는 2015년 1월에 오픈 예정이다.)
1. ‘내가 만약 이용자라면……’이라는 생각에 대한 고찰
기획자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이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내가 만약 고객이라면 이 서비스(UI, 용이성, 편리성 등)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 대부분의 기획자들은 기획을 할 때 이 생각을 가장 많이 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그러나 여기에는 깊은 함정이 있다.
이 생각에 대한 전제조건은 내가 이용자가 되었다고 가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의 니즈파악에 정확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내가 만약 이용자라면….’이라는 생각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이용자에 대한 본질은 보지 못하고 이런 저런 기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추측으로 기획을 했기 때문에 서비스가 오픈을 하게 되면 짧은 시간내에 서비스를 접는 현상이 발생한다. 운이 좋으면 짧은 시간 내에 이용자의 요청사항을 받아들여 전혀 다른 서비스가 된 상태로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2. ‘내가 만약 이용자라면…’이라는 생각에서 ‘내가 이용자인데…‘라는 경험으로 바뀌어야 한다.
창업을 할 때 가장 좋은 아이템은 ‘내가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을 개선해 줄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한다. 즉, 나 자신의 욕구에서부터 출발하는 아이디어가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아이템들이 많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IBM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던 여성 창업자 리아 버스키(Leah Busque)는 보스턴에서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날 개 먹이가 떨어졌는데, “누군가가 먹이를 좀 사다주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을 해서 태스크래빗이라는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가?’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건 내가 이용자가 된다는 추측이 아니라 나 자신이 이용자로서의 경험이기 때문에 훨씬 정확한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예로들어,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을 기획한다고 해보자. 아마 많은 기획자들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부터 고민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조사를 통해 이런, 저런 등의 기능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측을 할 것이다. 물론 이 방식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순서가 잘못 되었다. 가장 정확하고 가장 쉬운 데이터인 자기 자신의 경험부터 조사를 해야 한다. 나 자신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의 본질이 되고 핵심기능일 것이다.
3. 그렇다면 ‘내가 이용자인데…’라는 생각에는 함정이 없는가?
물론 이런 사고방식에도 함정은 있다. 나 자신으로 이용자모두를 일반화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내가 만약 이용자라면…..’이라는 생각이 필요한 것 같다.
즉, 서비스 기획 초기에는 ‘내가 이용자인데….’라는 경험으로 서비스의 본질을 파악하여 핵심기능을 정한 후 ‘내가 만약 이용자라면….’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부족한 기능을 채운다는 것이다.
4. 마케팅에 대한 접근방법
위에서 언급했던 ‘내가 이용자인데….’라는 사고는 마케팅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출판사의 마케터인데 이번에 신간도서를 마케팅 한다고 가정해보자. 책이 많이 팔리도록 하기 위해 가장 무엇을 할 것인가? 내 생각에는 상당수의 마케터들이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마케팅이 무엇일까?’라는 생각부터 출발하여 최근 마케팅 트렌드에 대해서 조사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좋다고 느꼈던 마케팅이 무엇이 있었는가?’부터 출발 할 것이다. 나에게 고객으로서 구매의욕을 불러일으켜준 마케팅이야 말로 효과가 검증된 참고자료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에게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다수의 사람을 만족시켜야 할 무엇인가를 기획해야 한다면,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했었는지 혹은 무엇을 싫어했었는지부터 출발하기 바란다.
타인을 사랑하려면 자기 자신부터 사랑을 해야 하듯이 고객(이용자)을 이해하려면 자기 자신부터 이해를 해야한다.
나는 이것이 진정 고객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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